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누군가를 분명히 좋아하게 된 건, 해가 바뀌던 겨울의 어느 날이었다. 지역 축제 기획 모임으로 우리는 이른 밤부터 늦은 밤까지 열띤 토론을 벌였다. 제안된 여러 아이디어 중 그 사람과 내가 낸 안건이 채택되어, 봄이 오면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우기로 하고 모임을 마쳤다.
처음엔 서로의 존재조차 잘 알지 못했다. 우리가 서로에게 끌리고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지만, 돌이켜 보면 그 첫 만남에서부터 서로에 대한 좋은 인상이 마음 어딘가에 조용히 자리 잡고 있었던 것 같다. 그 만남은 찰나였고 우연이었지만, 어쩌면 필연이었는지도 모른다. 나는 그 순간을 숙명이라고 부르고 싶다.
그 이후의 만남들이 이어질수록 내 마음은 그 사람에게 점점 더 기울어졌고, 결국 완전히 빼앗겨 버렸다. 때마침 마을버스는 구부러진 길 위를 달리며 심하게 흔들렸고, 추운 겨울은 마치 내 마음처럼 서둘러 봄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.
너를 좋아하기 때문에 나는 늘 그곳에 있고 싶었다. 그 장소가 어디든, 너와 함께하는 시간이 나에게는 특별하고 소중했기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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